매우 일찍 일어났다 | 레오폰

매우 일찍 일어났다

2018년 3월 8일 | By 레오폰 | Filed in: Uncategorized.                


매우 일찍 일어났다. 캄캄한 새벽인 6시 30분. 일찍 일어난것도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내게 있어서는, 그것도 일요인데도 불구하고 이 시간에 일어난 것은 기적에 가깝지 않나 생각한다. 내가 이렇게 일찍 일어난 이유는 바로 자전거 대행진에 참가하기 위해서이다. 며칠 전 친구한테서 자전거 대행진을 한다고 들어서 참가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뭐, 송정리역에서 첨단까지 자전거 타고 가는 거라고 하는 데 별로 힘들거라 생각하지 않아서 참가하려고 했던 것이다. 게다가 봉사활동 시간까지 준다고 하니 기쁜 마음으로 동참하기로 했다. 대충 준비해서 송정리 역전으로 가서 보니까 친구도 와 있었다. 이 행사는 경제 살리기를 위한 것이라고 앞에서 설명했지만 뭐, 사실 그런 거엔 관심 없었다. 티셔츠도 나눠주고 쓸데없는 얘기를 하다가 계획보다 30분 늦은 8시에 출발하기 시작했다. 자전거 타고 가면서 가장 걱정한 건 사고가 나지 않을 까 하는 것이었다. 왜냐면 대부분이 초등학생, 중학생이었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다간 걔들 때문에 나도 같이 사고가 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는 도중에 문제가 생겼다. 내 자전거가 기어 변속이 안되는 것이다. 자전거를 산지 3, 4년정도 되기는 했지만 내가 그렇게 험하게 타진 않았다. 변속이 안되는 이유는 변속 조절하는 부분을 누가 부서버렸기 때문이다. 단순한 사고로 그런 것 같진 않고 원한이 맺힌 게 아닌가하는 생각도 해보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그런 생각이 중요한게 아니었다. 가는 도중에 오르막이 상당히 있었는 데 나만 기어 변속없이 올라가야 했다. 게다가 어린 애들 앞에서 오르막이라고 자전거에서 내려서 끌고 갈수도 없고, 미칠 노릇이었다. 그 때 처음으로 참가한 것을 후회했다. 그래도 어떻게 해서 1시간 40분 정도만에 모두가 첨단까지 잘 갔다. 도착하고서 바로 다시 송정리역으로 돌아오는 줄 알았는 데 그게 아니었다. 거기서 또 행사를 한다는 것이었다. 행사 시작하기 전에 많은 높은 분(?)들이 오셔서 축하 연설(?) 비슷한 걸 하셨다. 대부분이 자전거타는 걸 생활화 해야된다는 거 같았는 데 정말 어이가 없었다. 자기네들은 뻔쩍뻔쩍한 자동차에 폼 잡고 앉아 있으면서 시민들보고는 자전거 타기를 생활화 하라니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린가? 높은 분(?)들은 모두 저런가 싶었다. 비록 하루지만 오늘 송정리 역에서 첨단까지 시민들과 같이 자전거를 타고 왔으면 말도 안한다. 송정리역에선 얼굴도 안비추더니만 첨단에 떡하니 나타나가지고 무슨 자전거 타는걸 생활화해야 환경이 보호되고 경제가 살고….. 지루한 말들이 끝나고 행사가 시작됐다. 재미도 없고, 그냥 뒤에 앉아 있었다. 상품에 눈이 멀어서 애들이나 아줌마들이나 경기에 집착하는 모습이 가관이었다. 얼른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행사가 다 끝나고 봉사활동 확인서를 챙기고는 얼른 친구와 자리를 떴다. 우리가 먼저 가버리기로 한 것이다. 자전거 타고 오는 데 배도 고프고 도저히 힘들어서 오르막길에선 자전거에서 내려서 걸었다. 날씨가 좋은건지 더운건지 암튼 내게는 도움이 안됐다. 파란 하늘만 빼곤. 내가 파란 하늘을 쳐다보면서 잡생각을 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파란 하늘은 좋았다. 그렇게 또 2시간 정도만에 집에 도착했다. 배고프고 힘들고. 집에 와서 생각해 보니까 오늘 내 태도도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봉사활동 확인서를 받기 위해서 그런 행사에 참가했다는 게 조금은 부끄러웠다. 하지만 봉사활동 확인서 준다면 별걸 다하게 만든 어른들도 문제가 상당히 심각하다는 건 누가 뭐래도 맞는 말이다. 암튼. 오늘 힘들었다. 다음에 이런 행사가 또 있다면 절대 참가하지 않겠다. 차라리 봉사활동 하고 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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